1. 며칠 전 학생들 시험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그마한 감동을 느꼈다. 긴장감, 집중하고 몰입하는 모습… 뭔가에 몰두하는 사람, 그 순간은 경이롭다. 그것은 몰두, 집중, 몰입이 희소재기때문에 그런 것 같다. 계속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예외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동물이 사냥할 때 집중하는 것처럼. 그런 집중, 몰입의 시간이 조금만 길어져도 부작용이 커진다. 컴퓨터 게임이나 놀음에 몰두하는 이들만 상상해도 된다.

2. 공부에 몰두할 수 있을까? 글에 몰두 할 수 있을까? 드물게 그렇다. 시험 상황이나 제출 마감처럼 제한적 조건 아래에서. 그렇지 않고 몰두 할 수 있을까? 힘들 것이다. 인간이 원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3. 야구에는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건 또 아니다. 아주 느슨해서 재미없는 경기도 있으니. 특히 내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나 “중요한” 경기.

4. 영화나 소설에는 상대적으로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스토리가 있어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 결말에 대한 호기심?

5. 이야기… 내러티브…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의미? 원인? 없으면 가공해 내기라도 해야…

나름 합리적으로 판단을 잘 하는 편이라고 자부한다. 확증편향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낭패 본 적도 없진 않지만. 지난 대선이나 몇 번의 총선 예측 같은… 그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언론과 SNS의 행간을 읽는 훈련을 한 것 같다. 이번 대선에서 이해하기 힘든 두 부류.

(1) 나름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것 같은데 안철수씨를 지지하는 부류. 문재인에 대한 과격지지 그룹(문빠!)를 증오하는데 문재인에 대한 반감이 그걸 명분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에 대한 반감 심지어 혐오, 증오의 근거가 내가 보기엔 빈약하다. 문재인씨가 진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심상정을 이해하는 건 차라리 이해하기가 쉽다. 그런데 왠 뜬금없는 안철수? “전라도 쪽 지향, 정서를 드러내면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 고종석. 고씨를 자주 인용하면서 문재인을 비난하는 페친이 있다. B씨. 그 양반도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꽤 합리적인데, 문-안에 대해서는 균형을 잃는다. 문에 대한 비판의 근거고 약하고 쎈만큼, 안에 대한 지지도 뜬금없다. 일단 엉뚱한 사안에 대해서 안을 지지하는 경우 말이 급격히 많아진다. 문에 대해서는 짧은 비난조가 잦고. 그건 정서적인 거부감에 가까운 것 같다. 내가 잘 모르는…  전라도와는 정반대인 대구 쪽 J씨도 결론은 비슷한다. 반문친안. 나름 진본적 견해를 가진 듯한데. 그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 그리고 나름 이런저러런 정치 관련 판세를 잘 읽는다고 훈수를 두던 정치평론가형 안철수 지지자 K씨. 안철수가 잠시 부상했을 때 얼마나 기고만장하던지. 요즘 그의 글엔 기운이 없다.

(2) 전반적으로 보수적이지만 대부분 합리적인 견해를 지녀서 그가 쓴 글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은 전직 외교부 출신 사업가. 그의 합리성이 균형을 읽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외교부 선배와 관련된 일이 그렇다. 반기문, 송민순 씨에 대한… 뭐 조직 선배이니 개인에 대해서 더 잘알 수도 있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아무래도 우호적 시선을 갖게 될 수 있다. 인지상정이니. 처음엔 직접 겪은 사람이 하는 말이니 좋게 볼 여지가 없는지 생각해 보게도 되었지만, 이건 뭐 결론이 터무니 없으니. 그럼에도 옹호하려고 하는 그의 언어는 힘이 없다. 길어지고.

(3) 뭐 인간의 한계라고 치자. 인지상정. 내게도 그런 면이 왜 없으랴.

1. 어제 학회에서 발표를 끝냈다. 신생학회의 첫 학술대회였다. 참가자들이 많진 않았고, 전형적인 학술대회의 모습은 아니었다. 참가자들 면면도 독특한 편이었고.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강행군이었다. 그런데 별로 지겹지 않았다. 발표시간이 너무 짧다는 이야기도 평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론 짧은 발표가 이어졌기 때문에 지겹지 않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제의 다채로움도 지겨움을 더는데 도움이 되었을 테고. 아 한 발표에는 도무지 집중할 수 없었다.

2. 내 발표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신선한 주장을 발견해서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성공, 발표문이 너무 짧았고, 주장이 충분히 표현되거나 전달되지 못했고, 초점이 분산되었다. 애초에 “배아 보호”가 착상의 기원이었지만 빼는게 좋았을 뻔 했다.

3. 뒷풀이도 유쾌했다. 독특한 성향, 이력을 가진 분들이 많고, 모일을 가질수록 반가운 분들이 늘어난다. 류교수님도 그런 분.

4. 중간고사 문제는 학회 가기 전에 제출했다. 시험문제는 썩 마음에 든다. 지난 강의에서 배운 바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어떻게 내야 하는지 감이 온다. 이번 주말엔 정말 프리. 오늘도 한 일이 거의 없다.

5. 아내가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최근 계속 힘들어했는데 결국…

6. 내가 차지하는 지분이 큰 걸 아니까 나도 기분이 좋을 수 없다.

“창조론연대기”(김민석)을 흥미롭게 읽었다. 가끔 페친이 언급하는 걸 접한긴 했는데 연재 중이기도 하고 왠지 끌리지 않았던 보지 않았었는데, 오늘 도서관 새책 코너에 있는 걸 보고 들춰봤다. 왠걸.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가. 내용도 내용이지만 만화다운 재미도 있어서 더더욱.

“쇼코의 미소”(최은영)을 읽다. 참 오랜만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이 젖어드는…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선 “채식주의자”가 생각난다.) 작가가 1984년 생이니까 나와 감성 차가 꽤 있을 법한데 공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문체가 편해서 좋았다. 페친 윤모씨가 추천해준 김언수 소설을 읽기 힘들었다. 최은영의 이 소설이 어디에 소개됐었지? 흠. 기억이 안 난다.

“그때만 해도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31)

1. 어제 “여성문제” 수업은 특히 재미있었다. 조는 학생들,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었지만, 평등, 공감 등에 대해서 생각할거리를 던져줬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었다. 수업에서 메시지를 특히 마지막에 분명하게  전달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 수업에선 영상을 활용한다. 혼자서 계속 떠드는건, 중간중간 질문을 하기는 하지만, 집중도 전달력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2. 학생들이 보낸 메시지가 있는지 가끔씩 확인해 본다. 지난 주말 처음으로 메일 한 통을 받았다. 기분 좋은 메일…

3. 이번 주말에 마라톤대회에 참석한다. 어제 8km 정도를 뛰었다. 지난 대회에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해서 컨디션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마음을 달리 먹었다. 그렇다고 독하게 준비할 형편은 안되고…. 계속 수영을 한 텃인지 몸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었다. 쉬지 않고 완주할 순 없었지만 발이 터무니 없이 무겁진 않았다.

4. 이제 본격적으로 다음 주에 있을 학술대회 논문을 써야 한다. 잘 쓸 수 있을까?

1.  “두 사람”. 성시경.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논문을 함께 쓰기로 한 선배(?)가 점심 무렵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 영화보러 가자고… 공각기동대. 폭넓게 공부하고 고민하는 분이라 통하는 게 많은 분이다. 공부건 연구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함께 하고 싶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시는데 공감했다. 심지어 연구 내용, 주장하는 바도 마찬가지다. 뚜렷한 결실은 없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 공부해보니 별거 없다 싶다. 함께 잘 사는 것. 평화롭게, 생존 자체를 걱정하지 않고, 존엄하게…

2. 생존, 존엄과 “인간 배아”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인간 배아 그 자체는 세포 덩어리일 뿐이다. 하지만 그 세포덩어리는 인간 성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생존과 존엄… 인간 배아를 함부로 다루는 것은 인간 존엄에 대한 침해라고 보는 것이다.

3. 하지만 인간 배아 존엄은 상대적이다.